첫날 예정했던 올드 페이스풀 또는 매머드 핫 스프링 들르기에 실패한 관계로, 전체적인 여행일정을 수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간헐천(geyser)들의 집합소인 노리스 지역과 석회암과 간헐천의 화학작용으로 기묘한 형상의 구조물들을 형성한다는 매머드 핫 스프링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서쪽 입구를 통해서 들어가서 옐로스톤을 둘러보는 둥근 도로를 따라 약간 북쪽으로 가면 나타는 곳이 노리스 간헐천 지역이다. 간헐천이란 뜨거운 물이 모여서 주변의 토양과의 조화를 통해 형형색깔의 자그마한 분화구같은 형태를 이룬 것으로, 땅 밑에서 만들어진 증기가 분출되고 다시 주변 토양의 약화로 아래로 가라 앉기를 반복하는 특이한 형태의 토양구조물이다.
간헐천의 단면 구조 ... 마그마가 바로 아래에서 열을 발생하고 있다.
옐로스톤의 간헐천은 현재 알려진 것만도 10,000개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250개의 간헐천 중에서 200개가 이곳에 있다고 하니, 가히 간헐천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간헐천에서 나온 물들이 연못처럼 고여서 만들어진 것을 베이슨(basin)이라고 하는데, 주변의 토양에 따라 총천연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무척 아름답다.
노리스 간헐천 지역은 가장 오래되고, 현재 가장 활동하고 있는 간헐천이 많고, 변화가 무쌍한 지역이다. 또한, 지표에서 겨우 300미터 아래에 있는 용암에 의해서 대워지기 때문에 노리스의 간헐천의 온도가 가장 뜨겁다고 한다.
노리스 지역에 들어서자마자, 간헐천에서 나오는 특유의 황 냄새가 주변을 감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군데군데 작고 크게 터져나오는 간헐천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지구의 불가사의한 마력을 느끼게 된다. 노리스 간헐천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간헐천인 스팀보트(steamboat) 간헐천은 세계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증기의 분출을 보여주는 곳으로 가장 높은 분출도 여기에서 관찰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워낙 드물고 예측이 어려운 관계로 이곳에서의 커다란 분출은 관찰하지 못했다.
이곳에 모여 있는 간헐천과 베이슨 들은 섭씨로 평균 100도가 넘는 물이기 때문에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다양한 세균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아래에 사진에서도 녹색과 붉은색의 땅표면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색깔의 물체가 사실은 세균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보통 펄펄 끓는 물에 세균이 다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의 세균 중에는 160도가 넘어도 살아갈 수 있는 녀석들도 있다고 한다.
특이한 색깔의 띠를 형성하고 있다.
주변 토양과 박테리아들의 번식으로 이런 모양이 만들어진다.
아래의 사진은 노리스 지역을 대표하는 에메랄드 빛의 에메랄드 스프링(Emerald Spring)이다. 언뜻 보기에는 진짜 온천물 같아서 물속에 퐁당하고 온천욕을 하고 싶지만, 수심이 무려 8미터에 이르는 깊은 물이라고 한다. 원래 물색은 맑은 파란색인데, 표면의 노란색 유황의 띠가 섞여서 보이기 때문에 에메랄드 색으로 나타난다.
에메랄드 스프링 ... 들어가면 무지 뜨거울 것 같다.
노리스 지역에는 이렇게 많은 간헐천과 베이슨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나무판으로 포장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 산책로의 이름은 포슬린 베이슨 트레일(Porcelain Basin Trail)인데, 글자 그래로 베이슨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에메랄드 스프링도 바로 옆에 있으므로 여유있게 1시간 정도 산책을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이곳에는 비정기적으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 베이슨, 조그마한 화산분화구 등이 모두 모여 있다.
노리스 지역을 떠나 매머드 핫 스프링 지역으로 차를 몰아가니, 여전히 바깥의 넓은 초원과 군데군데 보이는 간헐천과 야생동물의 무리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아이들은 피곤하지 잠이 들었고, 중간중간 보이는 절경마다 잠깐씩 차를 세우고 쉬어가는 것도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는 것같다. 간혹 강가에서 '흐르는 강물처럼'의 영화에서와 같은 포즈로 강낚시를 즐기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나도 언젠가 우리 아이들과 함께 저런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매머드 핫 스프링 지역에 도착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언제나 여행을 할 때에는 먹는 문제가 중요한데, 이 지역에는 비교적 커다란 슈퍼가 있어서 쉽게 샌드위치를 구해서 먹을 수 있었다.
매머드 핫 스프링 지역의 볼거리는 단연 로워 테라스(lower terrace)이다. 주차를 시키고 나면 바로 옆에 이곳을 걸어다닐 수 있는 트레일이 있어서 절경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가장 커다란 메인 테라스(main terrace)는 1930년 경에만 해도 활발히 온천수를 뿜어내던 곳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물이 말라서 마치 딱딱하게 굳은 하얀 석회암 계단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도 온천수가 흘러내리는 곳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그런 곳은 노랑, 황토, 주홍색의 조화를 보여준다.
메인 테라스 - 커다란 석회암의 계단의 형태를 하고 있다.
메인 테라스에 있는 계단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아직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캐너리 스프링(Canary spring)을 볼 수 있다. 계단식 석회층을 따라 뜨거운 온천수가 흘러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중간중간 나무들도 있어서 더욱 그 모습이 이채롭다.
로워 테라스의 바로 위에는 당연히 어퍼 테라스(upper terrace)가 있다. 초기에는 로워 테라스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는데, 현재는 그다지 큰 볼거리가 없다. 드라이브 코스가 있기 때문에 차로 한 번 지나가는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어퍼테라스에서 본 외계인이 나올것 같은 마운드(mound) - 정확한 이름을 까 먹었다.
어퍼테라스까지 보고 나면 오늘 일정은 끝 ... 하지만 웨스트 옐로스톤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군데군데 만나는 야생동물들은 우리 가족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